전설 벤 호건의 '스윙 바이블'을 만나다

입력 2022-03-14 17:47   수정 2022-03-15 00:20


메이저대회 9승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63승을 거둔 ‘전설’. 미국 과학자들이 ‘완벽에 가까운 스윙(near perfection)’이라고 평가했던 선수. 벤 호건(1912~1997)이다. 그는 생전 자신의 스윙 노하우를 담은 단 한 권의 책을 남겼다. 현대 스윙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 ‘벤 호건의 다섯 가지 레슨(BEN HOGAN’S FIVE LESSONS)’이다.

1957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6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골프의 바이블’로 평가받는 이 책이 국내에서 정식으로 출판됐다. 한국경제신문이 펴낸 벤 호건 골프의 기본》이다. ‘전설의 골퍼가 남긴 위대한 레슨 5’를 부제로 단 이 책은 “평균적인 체격 조건을 가진 골퍼라면 누구나 꾸준하고 체계적인 연습을 통해 80타의 벽을 깰 수 있다”는 그의 믿음을 보여주듯 골프채를 잡는 그립부터 폴로스루까지 스윙의 기본기를 쉽게 풀어냈다. 총 128쪽에 스윙의 기본이 집대성돼 있다.

호건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스윙의 일관성과 꾸준한 노력이다. 가장 단순하지만 어떤 압박감 속에서도 스윙을 지켜내고 믿을 만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기본기라는 것이다. 호건은 프로골퍼로서 전성기를 달리던 1949년 2월 관광버스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고로 대퇴부와 쇄골, 발목, 갈비뼈 등 11개의 뼈가 부러지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수술로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다시 걷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 1월 호건은 LA오픈에 출전해 준우승을 거뒀고, 그해 US오픈에서 우승하며 기적 같은 복귀 스토리를 썼다.


그가 불사조로 우뚝 선 바탕에는 탄탄한 기본기가 있었다. 1950년 US오픈 최종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선보인 두 번째 샷은 호건 인생 최고의 샷으로 꼽힌다. 200야드 남은 지점에서 두 번째 샷으로 벙커에 둘러싸인 그린에 공을 반드시 올려야 공동 1위로 올라갈 수 있는 상황에서 호건은 2번 아이언을 잡았다. 공은 그린 중앙의 약간 왼쪽을 향해 곧게 뻗어나가 그대로 그린 앞 에지를 맞고 홀에서 1m 거리에 안착했다. 그림 같은 이 샷 덕분에 호건은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호건은 이 기적 같은 샷에 대해 “특별한 영감이나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며 “골프를 처음 접한 12살 때부터 꾸준히 연습해온 기본기가 압박감이 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구현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호건은 그립, 스탠스, 스윙에서 각 근육 및 관절의 활용법과 운동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소개한다. 특히 스윙의 시작인 그립의 기본에 대해 누구보다 명쾌하게 설명한다. 그는 “골퍼가 공에 접촉하려면 클럽헤드를 거쳐야 하며, 이 클럽은 골퍼가 직접 손으로 힘을 가할 때 움직인다”며 “골프 스윙에 필요한 힘은 몸통의 움직임을 통해 생성되고, 이 힘은 몸통에서 팔로, 손에서 클럽헤드로 차례로 전달된다”고 했다. 이 연쇄 동작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그립이라는 것이다.


그립에서 왼손과 오른손의 역할, 두 손의 조화에 대한 그의 이론에는 직접 몸으로 깨친 노하우가 녹아 있다. 왼손잡이였던 그는 어려운 경제 형편 때문에 오른손잡이용 클럽을 사용해야 했고, 거기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그립을 기초부터 차근차근 적응하며 개발했다. 골프 마니아인 앤서니 라비엘리가 해부학과 인체의 동작 메커니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호건의 이론과 근육을 정확하게 묘사한 그림은 그 어떤 영상 콘텐츠보다 스윙 원리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유튜브와 골프 전문 채널 등에서 레슨 콘텐츠가 넘쳐나는데도 이 책은 여전히 골프 애호가들의 필독서로 꼽힌다. 미국 인터넷서점 아마존의 골프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베스트셀러로, 추천 후기가 7900여 개에 달한다.

‘투어프로들의 선생님’인 고덕호 PGA아카데미 원장은 “2000년 PGA 과정을 공부할 때 필독서로 추천받고 처음 읽은 책”이라며 “왜 이 책이 수십 년간 골퍼들에게 불변의 진리처럼 읽히는지 실감하게 됐다. 지금도 종종 꺼내 읽곤 한다”고 말했다. 배경은 프로는 “수천, 수만 가지의 골프 스윙 이론이 나오고 있지만 그 뿌리가 되는 ‘원조’ 레슨서는 이 책”이라고 강조했다.

조수영/조희찬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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